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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허공에 거는 덧없는 주문 - 성기완의 노랫말 얄라셩
성기완 지음 / 꿈꾼문고 / 2017년 11월
평점 :
성기완은 내가 좋아하는 연주자이자 글쟁이이자 진행자이자 지식인이다. 그가 책을 냈다. 전통시조부터 아이돌 음악에 이르기까지 가사를 요모조모 따지고 볶아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 내용이 그럴듯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를테면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는 이음절로 이루어진 신라민요의 현대적 변용이라거나 활주로의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는 서정시를 락으로 변모킴으로써 둘이 결코 분리되지 않는 감성이라는 식이다. 물론 이론적 근거가 모두 적확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우리의 대중음악이 어느날 불연듯 만들어진 변종이 아니라 오랫동안 묵히고 쌓여 곰삭을대로 삭아 태어난 창조물임을 기꺼이 인정하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