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엔젤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 케이트 베킨세일 외 출연 / 영상공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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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글이 막힐 때는 일단 한 놈을 죽여놓고 다시 쓰라고 조언한다. 어떻게든 사건을 일으켜야 한다는 말이다. 뜻하지 않을수록 반응은 커지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실감나게 등장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일까? 미국 작가들은 적어도 살인 방법을 묘사할 때는 행복하다. 총기 소유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뭘 고민해? 그냥 총으로 쏴 죽여. 그리고나서 자살해버려. 아차피 죽지 못해 사는 인생이었잖아.

 

<스노우 엔젤>은 결말을 정해놓고 달려가는 특급열차같은 영화다. 템포가 빠르다는 뜻이 아니다. 이혼한 부인을 끊임없이 찾아가 다시 합치기를 요구하는 남편. 아내는 딸 하나를 데리고 중국식당에서 일하며 어렵사리 생계를 이어간다. 어느날 피곤한 틈에 아이가 제발로 집을 나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전 남편은 분개하여 와이프에게 총을 겨누는데.

 

만약 이런 이야기만 이어졌다면 흔하디 흔한 미국 막장 드라마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젊은이가 있다. 고등학생인 그는 동아리 할동으로 밴드부를 하며 알바로 식당일을 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전혀 연결고리거 없어 보이지만 같은 레스토랑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부인과 함께 일하고 그 딸까지 발견하게 된다.

 

자, 그럼 이 끈을 이어가볼까? 없다. 그게 끝이다. 마치 맥거핀(중요한 단서같지만 실은 아무 것도 아닌)처럼 둘은 연결되지 않고 영화는 끝이 난다. 따로 국밭같다고나 할까? 이 영화에 쏟아진 미국평단의 찬사에 나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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