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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대중문화는 욕구불만을 먹고 산다. 곧 한 사화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집단의 속내를 끄집어내 구현함으로써 지갑을 열게 한다. 역설적으로 일본에서 청춘연예물이 극성인 이유는 바로 제대로 된 교제를 하지 못하는 사회구조탓이 크다. 실제로 성인이 되어 다시 연애를 가르쳐주는 학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까지 있을 정도다.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다보니 남을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감정도 감히 밖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바로 이런 일본인의 감정을 제대로 대변한다. 시작부터 주인공은 죽어버렸다. 자, 이제 내가 마음을 품었던 이성이 사라졌으니 마음껏 그 감정을 털어놓아도 되겠지. 어찌보면 변태스러운 감성이지만. <러브 레터>도 이 패턴을 따르고 있다. 자신을 좋아하면서도 말 한마디 안하던 남학생. 어느날 그로부터 편지가 날아온다. 참 일본스럽다.
아무튼 젊음은 아릅다고 사랑은 숭고하기에 이야기는 언제나 끝도 없이 반복된다. 상대가 죽든 말든 상관없이. 도리어 이루어지지 못했기에 누군가 사망했기에 더 애절하다는 복고적 사랑이 일본에서는 여전히 대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