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몽
장률 감독, 윤종빈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식물인간이 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젋은 여인, 그 여자를 쫄쫄 쫓아다니는 직업불명의 세 남자. 무슨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인물들이 각양각색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영화의 99퍼센트가 흑백임에도. <춘몽>은 두 개로 만들어진 영화다. 관객들은 동일한 배우들이 나와 연속된다고 생각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첫 편은 정말 꿈처럼 넷이 만나 옥상에서 술을 마시다가 한예리가 시선을 판 사이 남자 셋이 사라져버리는 것으로 끝난다. 진짜 그들이 있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분명히 술상에는 여럿이 먹고 마신 흔적이 있는데. 나 그 결말이 진짜 좋았다.

 

두번째 이야기는 보다 리얼하다. 동네 깡패조직인 듯한 익준, 탈북 이주민 정범, 소위 건물주 형빈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우정을 지속시켜 나간다. 한예리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지만 실제 주인공은 세 얼간이들이다. 그러다 덜컥 예리가 죽어버리고 아버지는 휠체어에서 일어나고 화면은 컬러로 바뀐다. 어안이 벙벙하다. 대체 뭐가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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