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이사 10대를 위한 책뽀 시리즈 1
마리안네 일머 엡니허 지음, 김세은 옮김, 라파엘라 라착 그림 / 리잼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내 유년의 기억은 천호동에서부터이다. 그 이전은 떠오르지 않는다. 말로만 전해들었을 뿐이다. 세상의 전부처럼 여겼던 그 동네를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2학년 때 떠났다. 물론 내 의견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부모의 의지대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같은 서울로 옮기는 것이었는데 그 때는 마치 머나먼 외국으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울적했다기보다는 당황스러웠다. 알고 지내던 친구와 이웃과 멀어진다는게 너무도 두려웠다. 한동안 옛날 동무들이 나를 보러 놀러오기도 했을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멀어져지만.

 

<지긋지긋한 이사>는 아이들에게 집을 옮기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를 잘 알려준다. 마치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듯한 막막함. 그럼에도 자신은 전혀 힘을 쓸 수 없다는 무력감. 어렴풋이 어려운 집안형편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수긍은 하지만.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사는 가족간의 정을 더욱 끈끈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상황이 힘들며 힘들수록 서로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간다. 로비도 그걸 깨닫고 다시 힘차게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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