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법자 설명충으로 나온 김성철. 주인공 제혁도 매력적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빛나는 별은 그다. 낯선 교도소 생활을 소개하는 일종의 나레이터 역할을 하면서 극에 대한 몰입도를 한껏 끌어 올린다.

 

제2의 류준열로 불리며

기로운 감빵생활을 이끄는 김성철, 흥해라!

 

금기에 대한 욕망은 인간을 파멸로 이끈다. 살아서 경험하는 지옥이 있다면 그곳은 감옥일 것이다. 실제로 형량에 상관없이 교도소를 들어간다는 사실 자체에 충격을 받아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결과 암묵적이든 아니든 마치 없는 시설처럼 여기곤 했다. 고작 뉴스에나 잠깐 스쳐지나가듯 정문만 등장할 뿐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한국 드라마의 오랜 터부를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것도 교도소 생활을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잘나가는 프로야구 선수 제혁. 여동생의 집에 들렀다가 성폭행범을 발견하고 격투를 벌이다 그만 중상을 입히고 만다.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집행유예를 받아 마땅한데 실형을 선고받는다. 자, 이제부터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기 시작되는구나.

 

감옥하면 프리즌 브레이크를 떠올리며 치고받는 격투씬이 장렬하게 벌어지겠다고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쫌스럽고 구차하고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해대지만 실제로는 주먹 휘두르기를 주저하는 쫌뺑이들이 나오니까. 그러나 그래서 더욱 실감이 난다. 왜냐하면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까. 그리고 그들은 여하튼 죄인이니까.

 

티브이앤은 신인을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혁을 연기한 박해수는 맞춤옷을 입은듯 자연스럽고 다른 감빵 친구(?)들도 얼굴이 낯설어서인지 진짜 재소자처럼 보일 정도다. 푸근한 교도관인 것 같던 성동일의 연기 변신도 놀랍다. 16부작이니 이제 절반 정도를 넘었다. 과연 어떤 또다른 변수가 등장하여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킬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제혁이 무사히(?) 퇴소하기를 바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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