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베 얀손, 일과 사랑
툴라 카르얄라이넨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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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수집하는 성격이 아니다. 어느 정도 모았다 싶으면 미련없이 버린다. 그런데도 집안이 무엇인가로 꽉 차있는 이유는 뭐지? 하여튼 딱히 수집병이 없는 내가 요즘 꽂힌 것이 있다. 무민 관련 용품이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다. 겉으로는 귀여워보이지만 속으로는 어른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다. 그러나 이 모든 만물의 창조주인 토베 얀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다. 그러던 차에 그녀의 일대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당연히 샀다.

 

얀손은 전형적인예술가의 삶을 살았다. 아버지와의 불화, 강한 독립심, 창조에 대한 강한 갈망. 그러나 내가 정작 주목한 건 무민세계. 이미 일러스트 일감에 치여 잘 나가던 그녀가 왜 무민 이야기를 쓴 걸까? 큰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토베는 자신을 위해 썼다. 스스로가 독자가 되어. 마치 무민 아버지가 과거를 회고하면 글쓰는 일로 하루를 다 보내듯이.

 

그러나 나 혼자 작가이며 독자이던 무민은 이제 그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 사는 생의 위대한 승리였다. 한 인간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림이 삽입되어 소장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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