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기의 기술 -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유연한 일상
김하나 지음 / 시공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작가는 공장장이다. 의리가 들어오는 글도 써야 하고 창작도 해야 하고 이따금 부탁을 받아 대신 써주기도 한다. 모두 대가를 받고 하는 일이다.

 

김하나는 카피라이터다. 어떤 물건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글을 만들어 먹고 산다. 히트작이 꽤 된다. 당연히 욕심이 생긴다. 여기저기서 강연 요청이 들어오고 책을 내보라는 권유도 받게 된다. 처음에 제가 뭘하며 빼다가 그럼 어디 한번이라는 마음으로 바뀐다. 내가 창작한 글로 팔려나간 물건이 얼마인데. 에헴. 그럼 어디 글을 써볼까? 아, 힘들다. 그래 이곳저곳 써놓은 글들을 모아보자. 공을 들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양은 꽤 되잖아. 이중에 제일 근사한 제목을 타이틀로 쓰자. 좋다. 힘 빼기의 기술. 왠지 멋져 보이잖아? 아니 이건 너무 올드한 표현이구나. 쿨하다로 바꾸자. 아니면 힙합스럽게 겟잇 어때? 굿. 

 

자신을 수필가라 불러달라는 김하나가 책을 냈다. 산뜻한 표지와 센스넘치는 제목.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다. 그러나 프롤로그부터 삐끗하더니, 그냥 서문이나 들어가는 말이라고 쓰면 안되나, 첫 이야기부터 폭망 분위기가 감돈다. 

 

"아버지는 평생 국어 선생이었다." 

 

나는 평생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의 글은 읽지 않는다.  어떻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생을 할 수 있지? 적어도 스무살이 넘어 자격시험을 보아야 가능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퇴직한 후에는? 단어의 뜻을 잘 모르고 습관적으로 쓰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적어도 작가라면 이런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문장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고 책을 내기 전에는 퇴고를 철저하게 해주시기를 바란다. 힘 빼지 말고 전심전력을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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