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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카파, 사진가
플로랑 실로레 지음, 임희근 옮김 / 포토넷 / 2017년 8월
평점 :
우리는 뭔가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을 위인이라 부른다. 그들의 이야기는 책으로 남겨져 후세에 걸쳐 읽힌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보는 시기는 10대 때 부모의 강권에 의한 것일뿐 이후로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단지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결과를 두고 치장만 하기 때문이다. 어두음은 철저하게 거세된다.
로버트 카파는 전설적인 사진가다. "당신의 사진발이 좋지 않은 이유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종군기자로 종횡무진 활약하다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는 풍부한 이야기감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그가 내연녀와 함께 경력을 조작하여 취업을 하고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도 자기 이름을 넣어 발표하게 하고 유명세를 이용하여 잉그리드 버그만을 유혹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스로 속였다기 보다는 일류 사진가의 명성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는 주변의 힘 덕분이었다.
<로버트 카파, 사진가>는 빛과 그림자를 골고루 다루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위대함이 사그러드는 건 아니다. 적어도 그는 가장 열악한 전쟁터를 벗어나지 않고 끝끝내 자신의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삶을 마감하는 이상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