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뒷 커버. 영화 자체는 다소 밋밋하지만 클래시컬 음악을 사랑하고 주인공의 증세를 겪어본 사람들은 쉽게 빠져든다.

 

진정한 치유제, 모차르트 협주곡 23번

 

음악영화는 후하게 평가하는 편이다. 별 하나는 덤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형편없는 주제나 이야기라도 음악 한 곡쯤은 건지게 마련이니까. <신동>은 그런 마음으로 부담없이 보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천재 음악가가 주인공일테니 내용은 그저 그렇겠지만 음악은 최고로 뽑았겠지.

 

날때부터 피아노 영재인 한 소녀와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를 둔 노력하나로 음대를 가고 싶어하는 소년. 둘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되고 소년은 소녀의 도움을 받아 학교에 입학한다. 이제부턴 본격적인 청춘 로망이 펼쳐질 차례인데 영화는 삐딱선을 탄다. 소녀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그건 이명. 소리에 민감한 피아니스트에게 난청을 동반한 이명은 그야말로 죽음과도 같다. 그 비밀을 숨기며 되도록 피아노를 멀리하게 되는데.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영화로 접할 때는 더욱 몰입하게 된다. 비록 음악가는 아니지만 나 또한 이명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다행히 서울을 벗어나 살고 일을 줄이면서 나아졌지만 여전히 왼쪽 귀는 조금만 소란스러운 곳에 가도 이상반응을 일으킨다. 구체적으로 삐이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영화속 리코도 같은 증세를 앓고 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신경을 거슬리는지 생생하게 연기했다. 심지어 울음이 날 때도 있다.

 

이명을 극복하는 방법은 소음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곧 소리가 들리는 곳을 피하면 피할수록 증세는 심해진다. 이른바 화이트 노이지로 긴장된 귀를 완화시켜야 한다.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제다. 리코가 연주한 모차르트 협주곡 23번은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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