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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페르트 : 알리나, 거울속의 거울
아르보 페르트 (Arvo Part) 작곡, Vladimir Spivakov 외 연주 / ECM / 1999년 1월
평점 :
현대음악은 낯설다. 익숙하지 않은 선율탓만은 아니다. 노출이 적은 탓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맹맥을 유지하고 이유는 영화 덕이다. 영화 한 편에는 알게 모르게 숱한 음악이 삽입되어 있다. 이른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수록된 곡들이 아닌 배경음악이 그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긴장할 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순간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평화가 찾아오는 마무리엔 늘 효과음악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음악은 이 틈새를 파고 들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실제로 많은 작곡가들이 의뢰를 받아 영화음악을 작곡하고 있다.
아르보 페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은 현대음악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대중적이다. 듣기에 편할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정화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비결은 반복이다. 곧 기본 멜로디를 정한 후 높낮이와 악기 구성을 바꿔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익숙한 느낌을 안겨준다. 어떤 이는 날로 먹는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잘 들어보면 단순한 변주가 아니라 의도적인 구성임을 알 수 있다. 백마디 말이 필요없다. 심신이 지쳐 더이상 꼼짝하기 싫을 때 눈 딱 감고 거울속의 거울에 자신을 맡겨보자. 특히 요즘처럼 추울 때는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