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 이거 뭐미?

 

차라리 미스터리로 가든지

 

 

역사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오늘 내가 쓴 글은 어떤 형태든 남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침 내내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이러 저리 할인율을 맞추느라 진을 빼고 정작 글을 쓸려고 할 때는 기운이 다 빠졌다는 사실은 나밖에 알지 못한다. 그렇게까지 자질구레한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혹시 아는가 그 때의 헛짓이 나중에 큰 업적으로 돌아올지.

 

미이라는 과거 인류가 살았다는 강력한 증거다. 만약 피라미드가 없었다면 당시 이집트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불멸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낳은 헛된 짓거리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덕에 당시의 상황을 빠짐없이 알 수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상영할 때는 단지 돈을 받고 관객을 받는 것이지만 세월이 흐르면 고스란히 역사가 된다. <미이라>는 소재 자체부터 관심을 확 끌어당긴다. 공룡과 더불어 어린 시절 미이라만큼 아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존재가 있었을까? 게다가 공룡은 죄다 사라졌지만 미이라는 엄연히 살아있다(?).

 

자, 이제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고 게다가 주인공은 톰 크루즈. 이건 흥행이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다. 미이라를 둘러싼 거친 앤셕을 기대하며 화면을 응시하는데 뜨아.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간다. 악몽에 시달렸는데 알고 보니 사실이었고, 그 배후에는 전문집단이 있고. 아, 뭐야 이건. 차라리 미스터리로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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