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취향도 변한다고들 한다. 젊었을 때는 락, 그중에서도 해비 메탈에 빠져있던 사람도 노년이 되면 트롯을 절로 흥얼거린다는 식이다. 글쎄, 아직 그정도 나이가 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케이 팝을 사랑하고 흘러간 옛노래는 전주만 들어도 멀미기운이 올라온다. 개인의 기호와 연령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페리 코모는 한 때를 풍미한 대가수였다. 그의 대표곡인 <파파 러브스 맘보>는 노래는 몰라도 멜로디는 듣는 순간 바로 알 정도로 유명해다. 특유의 부드러운 저음으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이 은반은 페리가 부른 거의 모든 노래를 세장의 시디에 한데 모았다. 유행곡인 물론 듀엣곡도 섞여 있어 편안한 기분으로 틀어놓기 딱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서인지는 몰라도 모든 곡이 비슷비슷하게 들린다. 곧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 당시의 기호에 맞춘 결과다. 아주 가끔이라면 괜찮지만 자주 듣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