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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설계도 - 어른들을 위한 영국의 동화
로버트 헌터 지음, 맹슬기 옮김 / 에디시옹 장물랭 / 2017년 4월
평점 :
로버트 헌트는 일찌감치 전설이 되었다. 그의 데뷰작인 <새내기 유령>은 출간되지마자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유령과 천문학자와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소재도 매력적이었지만 진짜 놀라운 것은 그림과 색채였다. 마치 세상에 없는 새로운 컬러를 만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헌터는 색감에 매우 민감하여 세부 터치 뿐만 아니라 전체 톤을 유지하는데도 무척 공을 들였다. 또한 출판과정에서 어느 정도 색이 변한다는 것을 알고 최대한 원래의 칼러를 유지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하루의 설계도> 또한 <새내기 유령>에 못지 않는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아버지의 괘종시계라는 개인의 추억에 기반하여 시간을 설계하는 것이 곧 우주라는 심오한 주제를 화사한 노란 칼러로 재현해냈다. 정말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이 딱 맞는 책이다. 한번에 휙 보기보다는 짬짬이 삶이 다소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 꺼내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