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김영하는 빼어난 작가라기보다는 뛰어난 평론가에 가깝다. 소설은 평균치의 감동을 주는 반면 다른 글은 깊은 통찰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경영학과를 나왔고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냈다. 계속 그 지위를 유지했더라면 초일류 비평가가 되었겠지만 그는 과감하게 그 틀을 깨고 본업인 작가로 돌아왔다. 그리고 세계를 떠돌다 국내에 정착했다. 이 과정에서 청춘의 허무를 상징하던 그의 글은 인간의 어두움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오직 두 사람>은 아직 본격적으로 깊은 바다에 뛰어들기전에 몸풀기용으로 가볍게(?) 쓴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각기 다른 이야기면며도서 묘한 공통점이 보이는데, 그것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간들이 비명을 질러댄다는 것이다. 작가는 그 외침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절대 개입하지 않는데, 아 그래서 아쉽다. 소설가는 인물 그 자체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절대 빠져나와서는 안되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여전히 관찰자의 위치에 서 있다. 내가 김영하를 작가라기 보다는 평론가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