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 셰링의 크라이슬러 & 바이올린의 보석 소품집 [2CD]
바르톡 (Bela Bartok) 외 작곡, 셰링 (Henryk Szeryng) 외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만약 2만 원의 공돈이 생겨 책과 음반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나는 단연코 후자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한번 읽고 곧바로 다시 읽기는 어려운 반면 훌륭한 음악은 두고두고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작가의 글인지 혹은 어느 작곡가 연주자가 참여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헨릭 셰링의 바이올린 소품집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음반은 과거 엘피시절 크라이슬러 소품집과 바이올린의 보석을 한데 모아 시디로 발간한 것이다. 평론가가 말하는 품위니 우아니 같은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세링의 연주는 듣는 순간 고도로 절제하여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바로 알수 있다. 활이 끊어지는 것도 잊은채 악기와 혼연일체가 되는 이른바 천재 바이올린 연주자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감정에 손을 맡기면서도 도가 지나치지 않게 이성으로 끝끝내 제어하려 한다고나 할까? 어떤 사람은 그런 특징에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즉흥적인 감정이 아닌 지속적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셰링 스타일이 훨씬 우월하다, 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래도 크라이슬러 소품이 훨씬 대중적이지만 바이올린의 보석에 실린 음악도 그에 못지 않다. 도리어 약간은 낯선 음악이기에 연주자의 실력을 선입견없이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바로톡은 매우 어려운 연주로 알려져 있는데 셰링은 힘겨운 기색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담담하게 선율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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