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디오 전성시대다. 케이팝 스타로 촉발된 흐름이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유사 프로그램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고 공급도 충분하고 무엇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슷한 포맷이 늘어나면서 수준에도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곧 어떤 방송에 출연하느냐에 따라 출세길이 확 달라지는 것이다. 보는 사람 처지에서야 그게 뭔 상관이냐 하겠지만 직접 오디션에 나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생사가 달린 문제다.
지난주(10월 말) 동시에 시자한 믹스 나인과 더 유닛은 대표적인 예이다. 각종 연예 기획사에서 가성있는 친구들을 발굴하여 육성한다는 취지는 동일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직접 방문하느냐 아니냐인데 이 또한 선발인원을 충원한 후부터는 별 구분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두 방송을 보고 난 느낌은 현재로서는 믹스나인의 압승이다. 출연자들의 능력을 별개로 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편집을 하는 능력에서 더 유닛은 완전히 구태의연했다. 한국방송공사의 파업 탓이라고 하는 지적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싶었다. 일렬로 죽 세워놓고 너 나와 식, 그리고 판단능력이 되지 못하는 심사위원의 의미없는 덕담과 왠지 거물인척 하고 싶어하는 허세가 느껴졌다.
반면 믹스나인은 독설이 난무했지만 그것이 진짜 도전자들을 위한 마음이라는게 화면으로도 전해졌다. 아마도 실제 연습을 시키고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와이지라는 회사 자체가 달라붙어 최고의 뭔가를 뽑아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유닛은 대체 그렇게 뽑아놓은 친구들을 누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어 보였다. 그저 데뷔라는 미끼를 걸어 방송용으로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