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 따위는 없다. 우선 좋은 이라는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대체 어떤 책을 말하는 거지? 위인전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교과서나 참고서를 뜻하는가? 흔히 교양서적이라고 부르는 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세상에 좋은 책은 없다. 잘 쓴 글과 못 쓴 글이 있을 뿐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일찌기 간파했듯이. 그렇다면 잘 쓴 글은 무엇인가? 문법과 맞춤법이 정확하다고 해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야 한다. 곧 독자들로 하여금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 요컨대 좋은 책은 없지만 잘 쓴 글은 있으며, 그것은 페이지를 넘어가게 만들어야 한다.
자, 그렇다면 이런 책은 어떻게 찾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양질전환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많이 읽다 보면 그 중에서 보물을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대형서점에 정기적으로 들르고 신문의 신간 소개란은 빠지지 않고 보고 서점 사이트의 댓글도 꼼꼼이 읽고 티브이나 라디오에서 언급되는 책에 대한 정보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을 다 할 수 있나, 하고 한다면 죄송한 말이지만 잘 쓴 책을 만나기란 어렵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이지만 휼륭한 책을 만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는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