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르, 더이상 어벤져스의 예고편이 아니다
서양인들은 중세를 암흑기라 부른다. 종교가 정치, 사회, 경제는 물론 일상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사슬에서 벗어나 새롭게 번진 유행이 바로 르네상스다. 당시 모범으로 삼은 것이 고대 문화다. 신들이 인간들과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하던 때를 이상향으로 삼은 것이다. 유일신인 하나님은 살짝 제껴둔 채.
토로는 천둥의 신이다. 북유렵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철퇴를 휘둘러 거인족을 무너뜨렸다는 게르만족의 신화다. 신이라고 해야 우스개의 대상인 우리와 비교하면 확실히 서양은 공격적이고 거칠다.
마블이 잡다한 신을 총망라하여 영화를 만들어갈 때 토르는 살짝 찬밥이었다. 주연을 뒷받침하는 조연이라고나 할까? 오죽했으면 토르, 천둥의 신이 개봉할 때 어벤저스의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평이 나왔겠는가?
그러나 <토르, 라그나로크>는 이러한 선입견을 단방에 날려버렸다. 장발 양아치에서 천하무적 스포츠머리로 멋지게 복귀했다. 볼거리뿐 아니라 스토리도 촘촘하게 짜여있어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덧붙이는 말
이제 마블의 상표처럼 되어버린 부록영상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것도 엔딩후 두번이나. 섵불리 자리를 끈 관객들은 억울할 것 까지야 없겠지만 살짝 아쉬울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