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은 없다 -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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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가 순간적으로 오고가는 장소만큼 이야기거리가 많은 곳은 없다. 그중에서도 응급실은 스토리의 포텐이 마구 터지는 장소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일상을 영위했을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다른 환경에 처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그 순간으로 원컨 원치 않건 고스란히 목도해야 한다.

 

남궁인은 의사다. 한마디 덧붙이지면 글쓰는 닥터다. 병원에서 보내는 모든 시간이 그에게는 글의 소재가 된다. 문제는 충분히 글을 쓸 시간이 있으냐다. 흔히 의사는 사생활이 없다고 한다. 언제든 불르면 달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 오늘 겪은 환자는 정말 특이했어. 기억을 떠얼려 어디 한번 꼼꼼히 정리해볼까. 자 그런 첫 문장은 하는 찰라 야 임마라며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박진감있는 흥미만점의 글감에도 불구하고 글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남궁인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아마츄어적이다. 나는과 저는을 혼동하는 것도 그렇고, 지시대명사를 남발하며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대화를 적절히 집어넣지 못해 긴장감이 약해진다. 단지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글쓰는 훈련이 덜되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글을 쓸 때는 온전히 글에만 매달려야 한다. 일하는 짬짬이 쓰다보면 글의 완성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언젠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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