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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주인공은 리처드 탈러. 이미 <넛지>라는 슈퍼 베스트셀러를 낸 경제학자다. 이로써 주로 경제학계에서는 드물게도 행동경제학으로 상을 받는 두번째 인물이 되었다. 첫번째는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이다.
<넛지>는 행동경제학의 학문적 내용을 말랑말랑하게 풀어 쓴 책이다. 넛지라는 말자체가 저널리틱하다. 곧 강제가 아닌 부드러운 권유가 큰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이중 리처트의 가장 큰 업적은 심리지갑이라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머릿속에 각자 다른 지갑을 지니고 다닌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와 놀러갈 때는 큰 돈을 펑펑 쓰면서도 편의점에 가서는 기를 쓰고 원 플러스 원 상품만 찾는다는 식이다. 요컨데 절대적 화폐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리적 요인에 의해 돈의 쓰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만 원이라도 초등학생과 대학생, 직장인과 주부, 은퇴자에게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아무래도 어릴수록 그리고 수입이 없고 나이가 많을수록 화폐가치는 더 커지고 반대로 젋고 돈을 잘 버는 이들에게는 의미가 낮을수밖에 없다.
심리지갑을 이용하면 막대한 예산을 쓰지 않고도 효율적인 정책 수립과 집행이 가능해진다. 부자에게는 절대액이 아닌 퍼센테이지를 이용하여 세금을 거두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총액으로 도움을 주면 된다. 문제는 부정적 시선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세금을 이용하여 일하지 않는 사람을 부양하는게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금은 공공을 위한 옳은 일에 쓰인다는 확신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아직까지 행동경제학은 전체 사회에 적용하기에는 무리다. 그러나 공유경제가 확대되고 생산보다 소비의 효율성이 강조될수록 절대적인 숫자보다 심리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