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 렌탈용
엄지원 외 출연 / 엔터원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주제가 무거우면 지레 주눅이 들게 마련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일본군 성노예를 다룬 귀향을 아직 보지 못했고 광주항쟁이 주제인 화려한 휴가도 선뜻 감상하게 되지 않는다. 대신 택시운전사는 봤다. 광주가 주무대지만 관찰자 시점에서 다룬 것이라 강도가 다소 약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 부딪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는 데는 돌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그렇다고 무뎌져서는 안되겠지만.

 

<스카우트>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가운데 가장 소프트하다. 시위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양념정도다. 핵심은 선동열 선수를 스카우트하기 위한 우여곡절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연세대학과 고려대학간 라이벌 관계는 살벌했다. 영화속에서도 언급되지만 최동원을 연대에 빼앗긴 고대는 선동렬 만큼은 절대 놓칠 수 없다고 벼르고 별렀다. 실제로 그는 고대 투수가 되었다.

 

주인공을 맡은 임창정의 연기는 그가 나온 영화중 최고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베스트에 꼽을만하다. 그만큼 자연스러움이 넘쳐났다. 대학때 사귀다 시위학생을 구타하는 사건으로 헤어진 여인 역의 엄지원도 청순함이 빛을 발했다. 다만 사투리는 영 어색했다. 이밖에도 선동렬을 연기한 이건주, 아버지역의 백일섭, 어머니로 분한 양희경은 닮음꼴로 인해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김현석 감독은 거창하고 큰 이야기로 부담감만 지우는 누군가와 달리 거대한 역사적 사건앞에서도 사소한(?) 에피소드로 감동을 자아내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최근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 또한 스카우트의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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