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을 살리는 문법의 힘 - 두고두고 찾아보는 한국어 사용 설명서
정재윤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모국어로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 중에 자신이 말하고 읽고 듣고 쓰는 방법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국문학과 교수나 아나운서 시험을 대비하는 경우라면 예외겠지만 일반인들은 뜻만 통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다. 특별히 잘못된 일은 아니다.

 

문제는 글쟁이들이다. 구체적으로 글을 쓰고 돈을 받는 사람들에게 문법은 기본이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문장의 골격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단어의 쓰임새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작가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 물론  등장인물의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비문을 섞기도 한다. 심지어는 욕설도 한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사람은 수필인지 자기계발서인지 힐링북인지 정체도 모를 책을 쓰는 이들이다. 이중에는 베스트셀러 작가들도 있다. 과장되고 허황되면 출처도 불분명한 글들을 짜집게해 쓰는 것은 기본이고 감각적인 문장인척 하면서  문법을 마구 파괴한다. 당장이라도 예를 들어 비판할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다.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그런 책은 사서 읽지 말아야 한다. 진짜 글쟁이들이 가난해지기 때문이다.

 

<말과 글을 살리는 문법의 힘>은 책상 위에 올려두고 두고두고 읽어볼만 한 책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국어 문법책을 내 돈 주고 사 본 경험은 거의 없다면 더더욱. 영어 문법책은 그렇게 사면서. 그만큼 값어치가 있다는 말이다.

 

모든 언어의 특징을 먼저 언급한 것도 돋보인다. 우리야 한글이 과학적이라 자랑하지만 글자 이전에 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말이란 곧 언어며 이는 인류의 공통된 자산이다. 비록 서로 하는 말은 다르지만 언어라는 보편저인 도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장 소리의 규칙도 탁월하다. 언어는 소리로 배워야 한다. 글은 단지 도구일 뿐이다. 우리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말 다음에는 당연히 단어다. 단어가 모이면 문장이 되고 문장은 의미를 담는다. 이 책은 언뚯 상식적인 것 같지만 그 어떤 한국어 문법책도 시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흐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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