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Comes FIRST

 

히트를 친 영화의 속편은 늘 부담스럽다.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관객들이나. 제작진 처지에서야 본편보다 더 낫거나 혹은 최소한 오리지널에 미치치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야 하고 관람객은 환호나 실망의 갈림길에서 헤매게 된다.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은 결코 1편을 능가하지 못한다. '매너가 신사를 만든다'는 원칙에 버금가는 신조가 없기 때문이다. 고참의 지도 아래 신참이 정예 요원이 되어가는 과정도 빠져 있다. 대신 기억상실증에 걸린 콜린 퍼스가 다소 나약한 스파이로 나온다. 적어도 중반부까지는. 미국을 배경으로 또 거기에 스테이트맨이라는 짝퉁을 만들어낸 것도 좀 억지스럽다. 

 

그럼에도 <골든 서클>을 봐야 한다면 그 이유는 단순히 인정에 끌려서만은 아니다. 최근의 영국 테러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하는 브리티시 기질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어서다. 누가 뭐래도 임무가 최우선이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 영화가 트럼프에 대한 조소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도날드가 편애하는 극우 방송 폭스 채널에 대통령이 탄핵되는 장면이 나오다니 이처럼 아이러니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실현이 되어지만. 박근혜 전 대통형이 업어 키운 종편이 자기를 내칠줄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3편이다. 영화 말미에 중절모를 쓴 신사가 킹스맨 양복점에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뭔가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쎄? 대강의 얼개는 짜놓았겠지만 정직하게 말해 다음 편을 보아야 말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하겠다. 1편을 보고 나서 느낀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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