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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평점 :
인간의 마음속은 천갈레 만갈레라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어쩌면 숙명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여 행복이 증진된다고 해도 사람은 이 수렁텅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마치 답이 없는 문제를 계속 플어가듯이.
나이가 들면, 구체적으로 살아온 날들이 앞으로 남은 날짜보다 훨씬 많아지면 현실보다는 과거에 묻혀 살아가게 마련이다. 아, 그 때 내가 왜 그랬을까? 만약 그 상황에서 다른 판단을 했다면? 만약 몸 어딘간에 흠이 남아 있다면 이런 후회는 더욱 강하게 휘몰아칠 것이다. 그러나 가슴 속 상처라고 해서 아픔이 덜한게 아니다. 자신이 겪은 일들중 인상적인 장면이 무한반복되어 재생되기 때문이다. 이는 뇌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억은 전체 이야기가 남는게 아니라 스냅사진처럼 인상적인 상황만 각인되기 때문이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던 파편이 한데 뭉쳐져 느닷없이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하다. 도저히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놀라운 기적이 벌어진다. 그것은 공감이다. 사람에게 빼어난 기능이 하나 있다면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