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doing what you are doing

 

 

모든 일은 순식간에 닥친다. 그것도 한꺼번에 연달아. 아버지가 말기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회사에서는 잘리고 아내와는 극도로 사이가 나빠져 이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똑같지는 아닐지라도 이와 비슷한 일은 어느 가정에나 일어난다.

 

사람은 외부 상황에 민감하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일을 당했을 때는 더더욱 당황한다. 아무리 준비를 했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문제는 패닉상태에 빠지면 빠질수록 문제는 수렁으로 깊숙이 빠져든다. 엎친데 덮치는 격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일상의 회복이다. 곧 평소 하던 행동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물론 힘들다. 나도 그랬으니까.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니까.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그건 마음의 문제지 시간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예를 들어 가족 중 상을 당해 삼일동안 장례식장에 있었다. 다들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었다. 나는 잠깐 짬을 내어 식장 근처를 30분쯤 걷듯이 뛰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식사후에 매일 하던 습관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슬픔을 가누지 못해 정신줄을 놓았다면 나는 내 역할을 잘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나는 확신한다.

 

실제로 평소의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아차피 내게 닥친 일은 당장 스스로 해결하기가 어려운 반면 일상의 행동은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밤을 새고 일을 했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번 가는 등산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이상 쓸 소재도 없고 글을 쓸 마음도 들지 않지만 책상앞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커서가 껌뻑이는 것이라도 봐야 한다. 이 모든 일상은 두렵고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나만의 필살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