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줄 알았던 스튜디오 지브라의 위세도 결국 끝이 났다. 마지막 작품은 <추억의 마니>. 여전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체가 넘실대지만 이제 그만이라는 지겨움도 동시에 나온다. 원작을 일본식으로 각색한 것이야 어쩔 수 없다쳐도 뿌리깊은 서양 문화에 대한 동경이 주된 정서라 쉽게 다가오지 못한다. 요양차 내려간 시골 마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여자 아이가 사실은 몇십년전 같은 곳에서 살았다는 설정 또한 더이상 새롭지 않다. 장엄한 마무리를 기대한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대실망이었다. 물론 뭐든지 예쁘게 포장하길 좋아하는 일본 국민들은 매우 열광했다고 전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