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구디와 나 푸른동산 10
바바라 오코너 지음, 김정복 옮김 / 동산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미국소설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두가지 소재가 있다면 그것은 흑인과 총이다. 이 둘은 어떤 때는 한짝이 되어 혹은 따로 떨어져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만약 흑인과 총이 없었다면 미국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까? 한가지 분명한 건 팬시상품처럼 꾸며진 교훈으로 치장한 엄청 심심한 이야기만 끝도없이 이어졌을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 에세이처럼.

 

<루퍼트 구디와 나>는 총만 빠진 전형적인 미국 이야기다. 별다른 불만없이 시골에서 삼촌이라고 부루는 보의 잡화점에서 일하는 제널리 앞에 어느날 낯선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스스로를 보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흑인이라는 점. 아니, 백인인 삼촌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희한한 건 보의 태도였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그 아이를 감싸는게 아닌가? 이후 루퍼드 구디는 아예 자기집처럼 가게를 드나들며 제럴리의 신경을 건드린다. 자, 이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우리에게도 청소년 소설이 있지만 대부분은 어른의 시선이 지배적이다. 곧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잘 드러난다기 보다는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빼어난 작품이라고 알려진 <완득이>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루퍼드 구디와 나>는 유일한 어른인 보는 철저히 뒤로 빠진 채 아이들이 스토리를 이어간다. 둘의 관계를 예측할 수 없기에 읽는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