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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왔지만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태어난 곳은 종로구 운니동이다. 지금으로 치면 인사동 근처다. 완전 서울 토박이중의 토박이인 셈이다. 서울을 처음 벗어난 이유는 군대 때문이다. 그것도 경기도 고양시. 신촌에서 버스타면 30분 거리다. 결혼과 동시에 인천에 신혼집을 차이고 지금은 경기도에 살지만 여전히 나는 서울 사람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익명성과 혼잡함에 익숙해져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친한 척 하거나 나이 따지며 서열 정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정말 밥맛없는 서울깍쟁이다.
<도쿄에 왔지만>은 동경에 처음 올라온 지방 사람의 심정을 코믹하게 담고 있다. 도쿄를 서울로 치환해도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정직하게 말해 대도시 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조금은 과장되었는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차피 같은 말을 쓰고 서너달만 지나면 익숙해지기 마련아닌가? 라는. 안다, 알아, 넌 서울출신이니까 모르는 거야. 정직하게 말해 수도권애서 벗어나 살아보라고 하면 나 또한 반대의 불만을 터트리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
아 한가지 정말 공감하지 못하는 풍경중의 하나나 귀경 혹은 귀성전쟁이다. 정말 천만다행히도(?) 처가 또한 인천이라 명절 때 차 안에서 꼼짝도 못하는 경험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도리어 평소보다 길이 뻥뻥 뜷려 의외일 정도였다. 아주 가끔 그런 광경이 부러운 적도 있었는데, 당일치기로 본가와 처가 왕복이 가능하니, 다시 생각해보니 아 그래도 편하게 양쪽 집 방문하는게 낫다. 다카시 나오코의 귀성전쟁편을 보니 내 판단이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