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 북이지만 한 번 잡으면 절대 놓지 않는다, 는 신조로 살아온 나다. 조지 마틴도 그랬다. 대체 그가 누군지 관심도 없다가 왕좌의 게임 시즌 7회 마지막회를 그것도 재방송으로 보고 나서 불을 당겼다. 알고 보니 그가 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가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평소 판타지에 관심이 없는 나인지라 시큰둥했는데 우연히 그의 걸작선을 읽고 마음이 바뀌었다. 대충 허황되게 쓴 글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조지 마틴 걸작선>은 왕좌의 게임 골수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시대를 잘 못 만나(?) 에스에프 작가로 알려져 있었지만 그는 원래부터 판타지를 쓰고 싶어했다. 그 결과 사이파이와 환상이 결합된 희한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게임으로도 유명한 <아이스 드래곤>도 원래는 그의 단편이었다. 뒤늦은 유명세로 초기 글들을 볼 수 있게 된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 정직하게 말해 나는 <바람과 별의 노래>보다는 단편들에 구미가 더 당기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읽고 환장하지(?) 않을 책벌레가 어디 있겠는가?
"최상의 판타지는 꿈의 언어로 쓰인 것들이다. 그것들은 꿈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고, (적어도 한순간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 잠에서 깨기 직전의 그 긴 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