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
호시다 타다히코 지음, 허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은 참 아기자기한 걸 좋아한다.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예쁘지만 나쁘게 보면 본질은 잊은 채 강박적으로 모양에만 신경을 쓴다고 볼 수 있다. <별걸 다 재는 단위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라마다 심지어 한 국가에서도 달리 쓰이는 각종 단위들을 싹 정리해서 기원과 측정기법을 모두 다루는 책은 일본 아니면 출판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시도는 할 수 있겠지만 책으로까지는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책을 사서 볼 독자들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가능한다. 호기심 대국이니까.

 

여전히 헷갈리는 단위가 있다. 평이다. 노무현 정부시절 일제의 잔재라며 죄다 제곱미터로 바꿨는데 여전히 익숙하지가 않다. 특히 아파트먼트의 평수를 제곱미터로 바꿔 부르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머리속으로는 평하면 어느 정도 공간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제곱미터는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의도하고 해도 오랫동안 몸에 밴 규칙을 깨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짓이다. 논란이 되었던 우측보행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만나면 왼쪽으로 피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 오른쪽으로 바꾸라니 얼마나 황당한가? 주소지 변경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으로 어떤 장소도 찾는 것이 가능해졌는데 발음하기도 어려운 '~로'로 변경하는 이유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단위에 얽힌 이야기가 단순히 흥미를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위정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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