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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프트
벤 노트 외 감독, 샘 워싱턴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7월 중순이 되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진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장마끝무렵이다. 수영복 대용의 짧은 반바지를 입고 래시가드와 물안경, 귀마개를 챙기고 계곡으로 출동한다. 평소에는 말라있던 물이 차오르면서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오랜 가뭄이 있었지만 어김없이 비가 와주어서 신나게 헤엄을 칠 수 있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이런 계곡이 있다니 참 행복하다.
바닷물만 보면 뛰어 들고 싶어 환장한다면 당신은 이미 여름 사나이다. 하루종일 물속을 들락날락거려도 질리지 않다면 서핑에 도전해보라. 서핑이야말로 진짜 써머 스포츠 아닌가? <드리프트>는 서핑 영화다. 언뜻 미국이 서부 해안 혹은 하와이가 배경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호주다. 사실 호주야말로 서퍼들의 천국이다. 전국민의 90퍼센트가 해안가에 살고 있으며 멋진 파도를 밥먹듯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모두가 즐기는 레저가 비지니스가 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냥 취미정도로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서핑을 산업으로 키우려는 형과 진정한 서퍼는 돈에 얽매이지 않고 혼자서라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동생이 주인공이다. 바다와 파도를 벗삼아 펼쳐치는 형재간의 갈등과 사랑이라, 상상만으로도 멋진걸 같은데 정작 영화는 밋밋 그 자체다. 아주 잠깐 광고처럼 등장하는 서핑 장면을 빼고는 정말 심심하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재료로 밍밍한 음식을 만들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