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
치앙시우청 감독, 나가사쿠 히로미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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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장인을 우대하는 사회다. 무엇이든 그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면 우상처럼 떠받는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자신들도 안다. 그래서 더 존경한다. 장인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야. 그런데도 그 자리에 올랐으니 정말 대단하지 않아.

 

행방불명된 아버지가 남긴 바닷가 창고. 주인공은 커피숖을 만들어 언젠가 돌아올 아버지를 기다린다. 장사는 목적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충 해도 될 것 같은데 열과 성을 다한다. 커피콩의 역사까지 들먹이며 혼을 불어넣는다. 마치 핀란드에 연 주먹밥 식당처럼.

 

이웃이 끼어든다. 민박집을 이어받는 싱글 마더. 아이가 둘이나 되는데 얼굴은 완전 아이돌이다. 미스캐스팅도 이런 미스캐스팅이. 아무튼 이쁘니가 봐주고. 먼저 아이들과 커피집 아주머니가 친해지고 뜻밖의 사건으로 아이들 어머니까지 한 식구처럼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의 시체가 발견된다. 주인공은 미련없이 떠난다.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고 커피숍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할 무렵인데도 처음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상관없다는 식이다. 이 또한 일본답다. 군국주의에 몰두하다 일왕의 한마디로 흔적도 없이 민주주의 시민으로 탈바꿈한다. 대체 정체가 뭐지? 결국 다시 돌아오지만 이거야말로 사족이다. 뱀에 꼬리가 달리면 이야기가 재미있을 턱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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