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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이 없습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고성미 옮김 / 들녘 / 2017년 3월
평점 :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늙고 병들어 일할 힘이 없는 것은 물론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고 품안의 자식들은 떠나가고 수중에 돈 한푼 없이 근근하게 살다 가리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면서.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는 소설을 가장한 논픽션이다. 정년을 앞둔 남편을 둔 50대 주부. 맞벌이로 나름 안락한 생활을 누리지만 딸의 혼수자금이 발목을 잡는다. 가뜩이나 고민에 빠져 있는데 일자리마저 딸리고 마지막 안신처나 다름없는 남편마저 구조조정을 당한다. 아직 주택자금도 다 갚지 못했는데. 그러던 차에 시아버지까지 돌아가신다. 줄줄이 돈이 세는 소리가 들린다. 과연 어떻게 남은 생을 품위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도 곧 닥칠 현실이다. 내 계획은 이렇다. 지금 전세를 주고 있는 집을 팔아 교외로 옮긴다. 그 집에 살며 주택연금을 받는다. 여기에 국민연금을 보태면 얼추 한달 생활비는 건진다. 이쯤이면 안심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목돈이 발목을 잡을 것이다. 병원비나 경조사비가 그렇다. <노후자금이 없습니다>에서도 바로 이 뭉치돈이 가계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말은 나이가 들면 더욱 절실해진다. 앞으로의 삶은 화성정착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곧 아무 소득 없이 어떻게 해서든 쥐어짜가며 생존을 이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