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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연애조작단 (1disc)
김현석 감독, 박신혜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연애결혼을 했다. 중매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억지로 짝을 지워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나와 비슷하게 여길거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도 않다. 도리어 중매가 연애보다 훨씬 대세인 분위기다. 물론 과거처럼 결혼을 전제로 정식으로 만남을 가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누군가의 소개로 미팅을 하는 일은 흔하다. 그마저도 드물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찌보면 서글픈 현실이다. 이른바 삼포세대의 비애다. 변변한 직장 잡기가 힘들기에 연애애 몰두할 여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모르는 사람을 직접 만나는 피곤함도 한몫한다. 연애처럼 두려움과 공포를 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시라노 연재조작단>은 연애가 힘든 사람을 대신하여 추진하는 이야기다. 얼핏 보면 황당한 것 같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공감가는 대목도 크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더 고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면 좋을텐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거절에 대한 절망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상대에게 차이느니 차라리 가만있자, 그런데 그러자니 내 속의 무언가가 들끓는다, 누가 대신 내 심정을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재미있는 건 고백을 대신해주는 사람 또한 감정이 전이되어 쉽게 사랑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대필로 연애편지를 쓰다가 직접 사랑을 하게 되는 식이랄까? 게다가 의뢰를 받는 상대가 과거의 애인이었다면? 본인은 괴롭겠지만 보는 사람은 이보다 더한 깨소금이 없다. 이야기는 점입가경으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