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푸니쿨리 푸니쿨라 - 어느 수상한 찻집의 기적 ㅣ 커피가 식기 전에 시리즈
가와구치 도시카즈 지음, 김나랑 옮김 / 비빔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 돌아가고 싶은 시기나 장소가 있을 것이다. 일단 어린시절을 제외한다. 딱히 즐거웠던 기억이 없어서다. 아내와 함께 갔던 신혼여행이나 같은 해 간 캐나다는 즐거웠다. 정확히 말하면 두 곳 모두 공항에 딱 내렸을 때의 순간이 가장 짜릿했다. 우선 호주는 풍요롭다는 느낌이 강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풍광이 한눈에 장관이군, 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캐나다는 산뜻한 공기가 떠오른다. 우리가 얼마나 매연에 둘러싸여 허덕이고 있었는지를 실감나게 해주었다.
<푸니쿨리 푸니쿨라>는 자신이 원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을 담은 이야기다. 원작이 연극이라 그런지 찻집에서 상상만으로 회상을 이끌아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인생은 비슷비슷해보여도 누구나 자신만의 추억이 있으면 그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걸 잘 묘사한다. 다른 사람이 보면 쓰레기같아 보여도 자신에게는 보석보다 귀한 존재일 경우가 있지 않은가?
최근 들어 돌아가고 싶은 또다른 장소가 생겼다. 사실 짬낼때마다 이용하는 곳이라 회상은 어울리지 않지만 먼 훗날 지금 이 순간을 돌이켜보며 평생의 기억으로 남길만하다. 그건 양재천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이다. 내겐 가장 큰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