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기행
김대환 감독, 이영란 외 출연 / 미디어포유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가족은 애증의 관계라고 한다, 과연 그런가? 단순히 가족을 이루고 핏줄을 이어받았다고 해서 더욱 끈끈한 사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근거가 약하다. 영화 <철원기행>은 오래되고 관습적인 이 전통에 반기를 든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철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교사의 퇴임식. 아내와 큰 아들 내외, 그리고 작은 아들이 모인다.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각각 뿔뿔이 흩어져 산다. 아버지는 폭탄 선언을 한다. 이혼하겠다고.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눈속에 하루를 보내고 가족들은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언제나 그랬다는 듯이.

 

가족은 언제나 해체중이었다. 단지 명절 때나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뿐임에도 과정된 수사로 애정을 과시했을 뿐이다. 가족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자녀들은 결혼하면 서로 나가 살기 바쁘고 부모의 은퇴자금이나 빼먹을 생각에 가짜 효도를 할 뿐이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머지 가족들을 모두 보내고 자기만의 은신처로 숨어드는 아버지의 모습이 단지 쓸쓸해보이기보다는 당당해 보인건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가족이고 나발이고 다 소용없어. 인생은 혼자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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