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반양장) -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
롭 무어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아리키메데스는 지렛대만 준다면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 헛소리처럼 들리지만 이론상으론 문제가 없다. 과학에서나 쓰일 법한 레버리지가 각광을 받는 건 투자에 응용되면서부터다. 부동산은 대표적이다. 적은 돈으로 몇 십배 혹은 몇 백배의 돈이 들어가는 빌딩을 사서 되팔아 이익을 보는 식이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의 아파트먼트 선분양제도는 전형적인 레버리지다. 정부나 시는 땅을 제공하고 건설사는 입주예정자로부터 미리 돈을 받아 자기 비용은 거의 들이지 않고 집을 지어 이익을 챙긴다.

 

 

저자는 레버리지야말로 자본주의의 첨병이라고 강조한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해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투자의 허점을 찾아 뒤짚기로 돈을 버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단 말이다. 예를 들어 경매는 전형적인 레버리지다. 싼값에 나온 집들을 사들여 웃돈을 받고 되판다. 재건축 혹은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허름한 집들을 사서 개발후 팔아버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도덕이다. 결국 레버리지는 누군가의 피땀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이다. 아무리 합법으로 가장한다고 하더라도 악어에 붙어 사는 새같은 기생적인 존재다. 지하세계에서나 빌어 먹을 법한 직종이 이제는 당당하고 그리고 떳떳하게 자리잡는 상황을 보면 말세가 가까워졌음을 직감한다. 아이들의 꿈이 건물주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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