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2disc)
이계벽 감독, 유해진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럭키>는 잘 만든 영화다. 사람 보는 눈은 비슷하게 마련이라 개봉 당시에도 큰 히트를 쳤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원작인 일본 영화의 탁월한 시나리오때문인지 아니면 의외의 주인공 유해진의 빼어난 연기덕인지 아니면 조연들의 돋보이는 깨소금 역할이 힘이 되었는지. 이 모든게 잘 어우러졌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결적적인 원인은 탁월한 각색이었다. 

 

기억상실증과 뒤바뀐 운명. 누구나 탐낼만한 소재지만 그렇기에 더욱 진부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 <럭키>는 비록 기억을 잃더라도 사람의 본질은 바뀌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유해진이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집에 갔을 때 그는 낯선 환경에 놀라지 않고 우선 청소부터 한다. 깔끔하게 주변을 정리하고 난 다음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기 위해 노트를 펴고 하나씩 적어 내려간다. 이름, 나이, 지금 갖고 있는 돈. 반대로 배우지망생이지만 변변한 일 하나 하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한 준은 잠깐이나마 럭셔리한 삶을 경험하지만 변한 게 없다. 그저 예쁜 여자를 보면 환장하는 본성만이 살아남는다.   

 

영화에서 유해진이 준보다 훨씬 돋보이는 이유는 킬러가 요리사도 될 수 있고 연기자로도 성공한 본질이 무엇인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않고, 비록 기억상실증에 걸렸더라도, 침착하고 대범하게 주어진 일을 해나가보면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내게도 큰 깨달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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