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집짓기 -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좋은집 시리즈
구본준.이현욱 지음 / 마티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성인 남성에게는 몇가지 헤어나올 수 없는 병이 있다. 근사한 차나 오토바이를 뽑거나 홈씨어터를 설치하거나 아내 아닌 애인을 두거나 아니면 이민을 가는. 어떤 꿈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떻게든 현실로 옮기는 이들도 있다. 그중 대표적인 건 자기 집을 갖는 거다.

 

나는 집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20평대 아파트먼트다. 현재 그것에서는 살고 있지 않고 전세를 놓고 있다. 대신 다른 아파트에 산다. 정직하게 말해 이 두 집 모두에게 정이 없다. 차라리 신혼초에 살었던 빌라는 가끔 꿈에 나올 정도로 생생한데. 이유가 뭘까? 평수가 크건 작건 아파트는 닭장이기 때문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갇혀버리는.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은 역설적으로 아파트가 주거의 대명사가 되면서 더욱 커졌다. 아무리 좋고 편리하고 비싸도 상자는 언제나 상자일뿐이다. 문제는 주택을 지을 땅을 마련하거나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 주거형태가 듀플렉스, 이름바 땅콩주택이다. 곧 한 필지에 두 집을 지어 땅값과 공사비를 아끼는 것이다.

 

<두 남자의 집짓기>는 처음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매혹적이다. 단지 아파트 전세값으로 단독주택을 마련한 용기에 감탄해서가 아니라 집은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요 며칠 용인이며 광주를 돌아다녔다. 지긋지긋한 아파트 살이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집이 마음에 들면 주변 동네가, 교통이 좋으면 소음이 문제였다.

 

어쩔 수 없이 아파트 공화국 시민으로 살아야 하나 한숨을 쉬다 <이 집 사람들>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땅콩주택이 판교에 딱하니 들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팔고 어찌어찌 보태면 구매까지는 어렵더라도 전세로는 살아볼 수 있겠다 싶었다. 마침 아내도 직장이 판교이니 금상첨화. 흥분한 마음에 새벽녁에야 귀가한 부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렸던니 바로 "꿈 깨" 아 과연 나의 드림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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