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필요한 시간 - 사람들 속에서 더욱더 외로운 나를 위한 치유법
모리 히로시 지음, 오민혜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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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나의 역할모델은 모리 히로시다. 대학 교수로 지내며 소설을 쓰다 전업후 3년만에 은퇴선언을 하고 하루에 한시간만 일하며 은둔생활을 즐기는 그의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다. 종종 우리나라에는 왜 전문분야의 작가가 드문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던 터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곧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40대 중반까지는 자신의 전공을 최대한 발휘하여 업적을 쌓은 후 교외에 소박한 집을 짓고 살면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다. 왜 우리는 죄다 국문과나 문창과 출신이 주로 소설가 행세를 하는지? 시야가 좁으니 맨날 뻔한 이야기만 울어먹고 작가가 무슨 벼슬이나 된줄알고 어깨에 힘만 주고 있으나. 

 

<고독이 필요한 시간>은 외로움을 예찬한 책이다. 홀로 있는 것을 마치 병인양 취급하는 건 우리나 일반이나 마찬가지인듯하다. 저자는 왜 그게 문제냐며 반문한다. 창의력은 혼자일 때 나오고 홀로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더욱 삶은 풍요러워지는데. 성공한 교수겸 작가의 삐딱함으로 보면 짜증이 나겠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깊은 통찰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 경험을 했다. 정규적인 직장을 다닐 때는 창조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회사의 모토가 크리에이트임에도. 원인은 나중에 물러나서야 알았다. 무리지어 사는 생활에서는 그 어떤 창의도 발휘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게 권력으로 재편되고 승패는 줄서기로 결정된다.

 

모든 이들에게 고독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자신이 떠들썩하게 어울리는 걸 선호하지 않고 혼자 있어도 끄덕없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히로시의 삶을 참고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생존을 확보하고 쓸모없는 짓을 해야 한다. 창작과 연구가 그것이다. 왜 그런지는 해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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