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을 떠받치는 일곱 기둥 이야기 - 통계는 어떻게 과학이 되었는가?
스티븐 스티글러 지음, 김정아 옮김 / 프리렉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리에 앉고 보니 내 좌석이 아니었다. 급하게 일어나 바로 뒷쪽 열로 몸을 옮겼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계단을 올라가던 누군가가 내가 들릴 정도로 크게 말을 했다. "제 자리에 앉아야지" 곧바로 영화가 시작되는 바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내내 기분이 언짢았다. 결국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극장을 나섰다.

 

그 사람은 인과와 상관을 구분하지 못했다. 자리를 옮기는 나를 보고 보다 좋은 좌석에서 보기 위해 한 행동이라는 인과적 규정을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동하는 내가 원인이고 다른 좌석에 앉는 것을 결과로 보았다. 두 움직임이 별게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오류였다.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둘 혹은 그 이상의 일들이 비록 상관관계가 있더라도 원인이나 결과는 아님을 모르고 무의식적으로 말한다. 통계학에서는 이 둘을 엄밀히 구분하여 다룬다. 어떤 결론에는 반드시 정확한 동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관련된 혹은 겉보기에는 아무 연결고리도 없는 것 같은 일들이 얽혀있다. 이른바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통계학을 떠받치는 일곱 기둥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를 숫자에 근거하여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인간은 과정되고 감정적이게 마련이라 통계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직관이란 얼마나 어리석인지 깨닫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면 이미 당신은 현명함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