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낙소스 창립 30주년 박스 [30CD 한정반]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연주 / 낙소스(NAXOS)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중학교 시험이 끝나면 모아둔 용돈을 손에 쥐고 동네 앞 백화점 음반가게에 들르곤 했다. 꼭 듣고 싶었던 테이프를 사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가요였다가 나중에는 팝송이었다. 왠지 같은 값이면 외국노래 모음집을 사면 이익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그러던 어느날 클래시컬 음악에 귀가 뜨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선율이 너무 아름다워 대체 뭐지 하며 찾아 헤매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다, 겨우 캐논의 변주곡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 이 음악이 실린 음반도 찾았다. 내 돈으로 처음 산 테잎이었다. 이후 습관처럼 들러 고전음악 테잎을 사모았다. 할인이라도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거금 만 원(?)을 들고 왕창 사모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애정은 여전했다. 단지 테잎에서 씨디로 바뀌었을 뿐이다. 아주 유명한 음반같으면 눈을 질끈 감고 샀지만 생소하지만 듣고 싶은 음악 앞에서는 늘 망설이곤 했다. 너무 비쌌다. 그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낙소스 음반이었다. 지명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음악만큼은 수준급인 음반을 일반가격보다 절반 혹은 더 싸게 살 수 있었다. 그렇게 구입한 낙소스 음반이 어느새 백 장이 넘었다. 

 

이제 씨디 시대도 가고 염가보다 더 싼 전집류가 쏟아져 나오면서 낙소스의 전성기도 지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30주년을 맞아 나온 세트를 산 이유는, 절반 이상은 이미 보유하고 있음에도, 단지 옛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혹시 미처 들어보지 못한 보물을 발견할까 싶은 설램때문이었다. 결과는 빙고. 역시 낙소스는 배반하지 않는다. 가격면에서도 품질면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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