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
사피 야즈다니안 감독, 알리 모사파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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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서울이다. 구체적으로 종로구 운니동이다. 안국역 근처다. 당연히 기억은 없다. 지금 그곳에 간다고 해도 나를 반겨줄 이는 아무도 없다. 어린시절 내 추억의 동네인 천호동에 가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던 집도 가물가물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20년만에 돌아온 고향. 당연히 낯설다. 희미하게나마 옛 기억을 더듬어간다. 어렴풋이 아는 사람이 나오지만 대부분은 모른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자꾸 자기를 아는 척 한다. 대체 누구지? 알고보니 어린 시절 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란다. 그런가?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는 머물지 않는 시간에 대한 노스텔지어다. 자신은 20년 전 시간과 장소에 머물러 있지만 이제 더이상 그런 곳은 없다. 억지로나마 정체성을 회복하려 해보지만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저 향수만 남을뿐.

 

<씨민과 세자르의 별거>에 이은 후속작품이라 그런지 마치 속편같은 느낌을 준다. 전편에서 부인은 어떻게든 이란을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다. 등장인물과 줄거리는 다르지만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에서는 파리에서 20년을 보내고 돌아온다. 과연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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