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즈 포켓
존 슬래터리 감독, 리차드 젠킨스 외 출연 / 인포(INFO)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갓즈 포켓>은 호프만의 유작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그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이 영화를 골랐는지 아니면 우연히 발생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내용을 보면 이이러니를 절로 느끼게 된다.

 

시작은 장례식 장면이다. 다들 애도하는 분위기이지만 왠지 거칠고 폭력적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삼일 전으로 돌아가자. 부부는 아침 섹스를 의무감으로 즐기고 아들은 약에 취해 침대에 쓰러져 있다 하기도 싫은 일을 하러 공사장으로 나간다. 흑인 동료에게 빈정거리던 아들은 돌발적으로 일어난 사건 때문에 죽게 된다. 일상은 어이없이 흐트러진다.

 

부인은 넋을 잃고 남편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내면의 갈등을 겪는다. 어떡하지? 아들이 죽은 건 슬프지만 벌려 놓은 일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냥 내버려줄 수도 없다. 또 장례식도 치러야 한다. 아내는 그저 침대에 누워 울기만 하니 어쩌겠는가?

 

우여곡절끝에 아들의 장례식은 무사히 끝난다. 아내는 외도로 인심을 잃고 도박으로 진 빚때문에 여전히 재정문제로 힘이 들고 지긋지긋한 이 동네에서, 역설적으로 마을 이름은 신의 포켓이다,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 삶이란 더럽기에 더욱 존중받아야 한다는 아내의 외도 대상인 컬럼니스트의 말에는 절로 욕이 나온다. 제발로 걸어들어온 그 자식을 동네 사람들과 힘을 합쳐 실컷 두들겨 패보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다.  

 

만약 우울한 얼굴로 영화를 끝냈다면 그는 전설로 남지 못했을 것이다. 꿈에 그리던 플로리다의 이동주택으로 이사간 동료의 집에 들러 한가로이 신문을 들추며 슬쩍 웃는 모습이 마지막이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그는 하늘나라에서 알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