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웨스 볼 감독, 딜런 오브라이언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눈을 뜨고 일어나보니 딴세상이다. 게다가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여지저기서 다그쳐댄다. 나와 임마. 엉금엉금 기어서 나가 보니 주변은 황량하다. 누군가 외친다. 뛰어, 죽기 싫으면 빨리. 그 말이 총알이 되어 나는 달리기 시작한다. 숨이 턱에 차는 줄도 모르고.

 

<메이즈 러너>는 고전적인 방식의 영화다. 주인공을 낯선 곳에 던져놓고는 스스로 헤어나오게 한다. 결국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해내지만 그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죽을 고비를 수도없이 넘는다. 관객들은 어느새 동화되어 등장인물들을 응원하게 된다.

 

소년들이 전면에 나서는 이야기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5소년 표류기> 같은 고전부터 인간의 악마성을 드러낸 <파리대왕>에 이르기까지. <메이즈 러너>도 마찬가지 부류지만 다른점은 현대적으로 각색되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게임방식을 따르고 있다. 곧 일정한 한계를 주고 그 단계를 넘어야만 다음 스케이지로 넘어가는 식이다. 오락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은 전개다.

 

그러나 한계 또한 명확하다. 아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지고 나서는 눈에 띄게 이야기의 흡입력이 떨어진다. 내가 왜 달려야하는지 이유도 없이 뛰기만 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공허감이 밀려든다. 물론 원작에서 묘사한 베경이나 설정을 큰 화면으로 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이 또한 금세 익숙해지고 나면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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