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놀로와 마법의 책
호르헤 R. 구티에레즈 감독, 디에고 루나 외 목소리 / 20세기폭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은 상상력의 극대화다. 어떤 첨단 기법을 동원한 영화에서도 구현하기 어려운 자연을 너끈하게 소화해낸다. 아이들이 애니메이셔에 몰두하는 이유는 현실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뇌구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소재는? 안타깝게도 제한적이다. 애니가 여전히 아이들 혹은 청소년들이나 좋아하는 장르로 인식되어 온 이유는 상상력의 부재가 아니라 주제가 협소하기 때문이다.

 

<마놀라와 마법의 책>은 파격적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눈에 광채만 사라졌을 뿐 다들 죽고 나서도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간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떠들고 싸우는 그들을 보며 괜히 으스스해진다. 행여 나도 죽고 나서 살아 있을 때처럼 매일 저런 짓을 해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할까?

 

신이, 진정 신이 있다면, 인간에게 죽음을 부여한 이유는 부질없는 삶의 말과 행동을 더이상은 하지 말라는 경고, 혹은 최후의 선심은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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