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에게 길을 묻다 - 키다리 아저씨
진 네글레스코 감독, 레슬리 카론 외 출연 / 유비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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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녀들에게는 변치 않는 로망이 있다. 백마 탄 왕자가 다가와 자신을 구해주는 꿈. 페미니스트들은 들고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보호받고 싶은 욕망은 그릇된 것이 아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어린 여인의 욕망을 반영한 영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원작이 더 유명하지만. 우연히 미국인 갑부의 도움을 받게 된 소녀에게 단 하나의 조건은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쓰는 것. 처음에는 고마운 마음을 듬뿍 담아 쓰지만 답장이 없자 화도 내고 투덜대기도 하다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소상하게 늘어놓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키다리 아저씨의 답장은 없다. 대체 뭐지?

 

영화는 원작을 말도 안되게 흐트려놓는다. 프레드 아스테에가 키다리 아저씨라는 설정 자체가 어이없다. 아무리 춤을 잘 추는 헐리우드 대스타라고 해도 할아버지 아닌가? 그 할어버지가 몇 십년이나  차이 나는 여자애와 사랑에 빠져 결혼끼지 하다니. 이런 막장이 어디 있는가?

 

원작은 의지하고 싶은 어른에 대한 동경을 담고 있다. 곧 주변에서 보는 늘 혼을 내거나 귀찮아 하는 어른들 말고 진짜 푸근하게 안기고 싶은. 제목만 같을뿐 소설과 영화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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