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에게 길을 묻다 - 오 헨리의 풀하우스 (오 헨리 단편집)
헨리 해터웨이 감독, 안네 배스터 출연 / 유비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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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은 많지만 훌륭한 이야기는 드물다. 오 헨리의 글은 그 드문 이야기 가운데에서도 정점에 있다. 그는 인간은 어리석지만 스스로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묘한 현명함을 발휘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감옥 투옥의 경험이 없었다면 아이러니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 헨리의 풀 하우스>는 그의 단편 다섯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존 스타인백이 해설자로 나와 설명을 곁들이는 매우 고전적인 방식이 지금은 의외로 참신하게 느껴진다. 첫 이야기는 <되찾은 개심>이다. 추운 겨울 감옥에 들어가 석달 정도 들어가 나올 생각으로 사소한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이 주인공이다. 어쩐 일인지 그의 의도는 죄다 실패로 돌아가고 추위를 피해 들어간 성당에서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뿌듯해진 마음으로 성당을 나서는 그에게 경찰이 다가와 말을 건다.

 

"당신 부랑자지."

 

이 한마디로 노인은 즉결심판대에 오르고 그토록 바라던 90일 감옥행을 선고받는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이야기인가? 역설적인 전개를 마무리짓는 강력한 반전의 펀치라인이 관객들의 마음을 얼게 만든다. 만약 누군가 교훈따위를 얻으려 한다면 그건 오 헨리에게 태클을 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그저 인생은 부조리하며 아이러니 투성이임을 드러낼 뿐이다.

 

대작가로 성공한 후에도 오헨리는 이런 저런 고난을 겪었다. 특히 아내 때문에 처한 불행은 그를 항상 곤경에 빠트렸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슬픔은 글의 원천이 되었고 독자를 즐겁게 해주었다.

 

덧붙이는 말

 

풀하우스에서 소개하는 오 헨리의 단편은 "경찰관과 찬송가", "나팔소리", "마지막 잎새", "붉은 추장의 몸값", "크리스마스 선물" 이다. 어느 것 하나 빼트리기 어려운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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