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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그널 세트 - 전2권
이인희 지음, 김은희 소설 / 클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글을 영상으로 옮기는 것과 화면을 문자로 바꾸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어려울까? 답은 둘 다 힘들다. 전자를 각색이라 부르고 후자를 텍스트 전환이라고 한다. 각색은 이미 익숙한 장르다. 예를 들어 유명 소설의 경우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하여 영화를 찍는 것을 말한다. 텍스트 전환은 생소하다. 영상으로 소개된 것을 글로 풀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영상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시그널>은 드라마를 소설로 풀어낸 것이다. 이미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장면 장면이 떠올라 재미있다는 평들이 있던데, 나는 아예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않았기에 연상시킬 화면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인지 글만으로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구체적이지 않았다. 대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나의 이름은>같은 경우는 같은 영상소설이라고 하더라도 감독 스스로가 영상작업을 해나가면서 동시에 글을 썼기 때문에 둘을 따로 떼어 보아도 전혀 생소함이 없었다. 반면 <시그널>은 대본을 보고 풀었든지 아니면 영상을 보고 재해석했는지 모르겠으나 글 자체만 보면 전혀 생기가 없다. 차라리 방송 대본을 그대로 출간했으면 더 낳을 뻔 했다.